문화재청, 개인 출판일에 공무원 불법동원

문화재청, 개인 출판일에 공무원 불법동원

입력 2013-10-17 00:00
수정 2013-10-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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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정 의원 “반구대 특별전 지원한다며 차출해 엉뚱한 일 시켜””자료도 무단 사용, 문화재청이 구입하고 변 청장은 추천사”

문화재청이 변영섭 청장 취임 직후 반구대 암각화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소속 비정규직 공무원 2명을 개인 단행본 출판 준비 작업에 불법 동원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재정 의원은 문화재청이 올해 4월21일-5월26일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 반구대 암각화 특별전 관련 공문들을 제출받아 분석해 보니 이러한 사례가 나왔다고 17일 밝혔다.

배 의원은 “이 특별전은 변영섭 청장이 주도한 각종 불법·탈법의 총체적 결과물”이라면서 “더구나 이런 탈법 사실들은 이미 국무조정실 공직복무 감사와 문화재청 자체 감사에서 모두 확인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에 따르면 문화재청과 산하 고궁박물관은 반구대 암각화 영상물 시연을 위한 장비와 인력 지원 명목으로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 소속 비정규직 연구원 2명을 출장 형식으로 지원받았다. 경주 불국사 석가탑 보수현장에서 일하던 이들은 특별전이 이미 개막하고 5일이 지난 4월25일, 경복궁 안 고궁박물관으로 차출됐다.

이들은 문화재청과 고궁박물관 요청으로 출장기간을 세 번이나 더 연장해 5월13일까지 19일간 고궁박물관 지하에 임시로 마련된 공간에서 일했다. 하지만 특별전과 관련된 공무가 아니라 특별전 자문위원인 A씨 개인 명의의 반구대 관련 도서 집필과 편집에 동원됐다고 배 의원은 지적했다.

또 이들이 작업한 반구대 관련 3D 자료를 개인 책에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5월21일 B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자료 원소장처인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사전 사용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문화재청은 책 출간 7일이 지난 뒤인 5월28일 자료 사용승인을 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변 청장은 이 책의 추천사를 쓰기도 했다.

배 의원은 “어처구니없게도 이렇게 만든 책을 국립고궁박물관이 50부나 구입했다”면서 “나아가 책 출판과정에서 많은 불법 탈법이 있었음을 감사를 통해 스스로 확인한 문화재청이 취한 조치는 특별전을 실질적으로 준비한 산하 고궁박물관을 ‘기관 주의 처분’한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번 특별전과 관련한 다른 직원들의 출장복명서에서 ‘도록 발간 지원’ 등의 항목이 여러 번 발견되는 것은 문화재청이 A씨 개인 명의의 반구대 단행본 출간 사업을 조직적으로 지원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번 사태의 모든 실질 배후는 반구대 암각화에 ‘올인’한 변 청장”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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