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애자 시인, 시집 ‘새벽을 열다’ 발간

우애자 시인, 시집 ‘새벽을 열다’ 발간

입력 2014-03-21 00:00
수정 2014-03-2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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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자 시인이 시집 ‘새벽을 열다’를 발간했다.

시는 상처이고, 시는 그 상처에서 피는 꽃이다. 비록 어두운 상자 속에서 푸른 바다를 부르는 은빛 멸치에서 지나지 않을지라도 우애자 시인의 ‘새벽을 열다’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시인은 구체적 현실로서의 멸치를 보는 동시에 자신을 본다. 지금의 모습을 건너 한 생 전체를 들여다본다. 그것은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러한 이해를 가능케 하는 시인의 삶의 내력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현실로서의 멸치는 그저 멸치일 뿐이지만 자신을 투사하는 순간, 그것은 멸치를 넘어서 또 다른 자아가 되고 세계가 된다. ‘어두운 상자 안에서/ 오래도록 아픈 꿈을’꾸는 일은 시인의 모습이기도하고 우리 모두의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제 속에 바다를 가둔” 채 살아가기도 한다. 우리 삶이 핍진할수록 그 바다의 크기를 오히려 키워가는 쓸쓸한 현실임에도 우리는 그렇게 바다의 크기를 늘려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우애자 시인의 시에서 찾을 수 있는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아무리 삶이 절망스러워도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실을 결코 왜곡하지 않으면서 그러한 현실을 어떻게든 희망의 메시지로 돌려놓는다. 집요할 만큼 시편 전체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는 ‘도마 위에 오르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언젠가 도마 위에 올려진/ 물고기가” 되어 “상처입고 뻐끔뻐끔 눈물을” 삼키면서도 “찢어진 지느러미로 중심을 잡고” “상처가 깊이 파고들수록 붉은 피는 뜨거워져” 결국은 “상처는 아름다운 빛”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은빛 언어’에서는 연어의 속성처럼 결국은 아무리 “힘들어도 처음으로 거슬러 오르는 사투”를 통해 “사선을 넘어 온 상처들이 빛”이 되고 “진정으로 다져진 한 문장”이 된다. 이 같은 희망적 종결은 시인의 천성이 그렇기도 하지만 그 자신의 삶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아무리 고달픈 현실이라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일, 그러나 그러기까지 시인은 그 고통의 지점들을 어느 것 하나 지나치지 않고 정직하게 관통해온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희망의 메시지는 더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시인의 시에서 발견되는 큰 미덕 중의 하나는 ‘측은지심’이라 할만하다. 대상에 대한 이해와 안쓰러움이 그것이다. 그런 정서적 깊이는 그가 살아온 내력 속에 결핍과 고난의 시기를 지나왔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그런 과정들을 통해 세계에 대한 시인의 성찰이 깊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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