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입 연 마광수 “공자는 ‘정치교수’, 예수·석가 태어나지 말았어야”

다시 입 연 마광수 “공자는 ‘정치교수’, 예수·석가 태어나지 말았어야”

입력 2014-09-29 00:00
수정 2014-09-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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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진정한 학자라고 볼 수 없다. 요즘 말로 하면 ‘정치교수’쯤 될 것이다.”(12쪽)

”석가도 예수와 마찬가지로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온갖 미신과 착취, 인권유린의 진앙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172쪽)

’즐거운 사라’ 등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노골적인 성적 표현 등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마광수(63) 연세대 교수가 이번엔 인문학 성역(聖域) 깨기에 나섰다.

신간 ‘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책읽는귀족)는 공자, 예수, 석가모니, 플라톤 등 오랫동안 종교적으로, 사상적으로 성역이 되어온 동서양 사상가들에 대한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책이다.

가장 먼저 유학의 시조인 공자를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렸다. 마 교수는 “공자의 정치사상은 일종의 공상적 유토피아니즘에 속한다”면서 특히 공자가 힘주어 강조하는 충효사상은 “수직적 봉건만을 강요한 봉건 윤리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공자가 살았던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언로가 트인 개방사회였으나 공자가 “바보스럽게도” 그것을 ‘혼란’으로 인식해 주나라 시대 초기의 독재 체제를 그리워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마 교수는 “공자는 철저한 계급주의자”라면서 공자가 행복한 삶이라고 했던 수분안족(守分安足)하는 삶이란 분수를 지켜 만족하는 삶인데 그야말로 지배계급의 착취와 명령에 묵묵히 따라가는 노예적 삶을 말하며 이는 반민주적 발상이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공자는 정치만능주의자”라면서 “그러나 정치만능주의는 자칫하면 경제와 문화를 소홀히 여길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자가 죽음 이후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걸 회피한 것은 칭찬할 만다고 평가했다.

예수와 석가모니에 대한 평가도 거침없다.

예수에 대해서는 “예수는 당시의 대다수 지식인층에서 볼 때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이요 ‘신(神) 자체’라고 주장하는 ‘미친 사람’으로 보였다”면서 예수가 스스로 ‘신의 아들’이라고 천명함으로써 그를 이용하는 기독교 정치세력, 종교 산업 등이 생겨나 민중을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예수를 빌미삼아 만들어진 기독교는 또한 마르크스적 공산주의라는 허황된 유토피아니즘을 낳게 해 세계를 이데올로기 혁명의 피바다로 만들었다”면서 “이미 죽어버린 예수가 그런 사실을 알리 없겠지만 어쨌든 그는 인류 역사에 큰 과오를 끼친 인물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예수가 설파한 비폭력주의는 “탁월한 통찰”이었다고 평했다.

석가모니에 대해서는 “석가가 권유한 대로 국민 모두가 출가해 탁발승이 되면 그 나라는 어떻게 될까”라고 반문하면서 “우선 섹스 행위가 이뤄지지 않아 사람의 씨가 말라버릴 것이다. 그리고 농사 등의 일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거지만 우글거리는 세상이 되고 나아가 국민 모두가 굶어죽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모든 종교가 그렇듯이, 불교가 너무 세력을 떨치면 그 나라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고려 왕조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면서 강대했던 로마제국이 돌연 멸망한 것은 기독교 세력의 “극성” 때문이었고 조선왕조는 유교 때문에 망했다고 지적했다.

불교 교리 중 “가장 칭찬할만한 것”으로는 ‘모든 중생은 다 부처다’라는 실유불성(悉有佛性)을 꼽으면서 “진정한 평등의식의 산물”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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