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을 기원하는 아시아 공동의 의식 ‘줄다리기’

풍년을 기원하는 아시아 공동의 의식 ‘줄다리기’

입력 2015-12-02 20:13
수정 2015-12-0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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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농경문화권 공통 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 인정

전통 농경놀이 중 하나인 ‘줄다리기’(Tugging rituals and games)는 벼농사와 관련된 의례로서 행해져 왔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농경문화권인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농사에 필요한 비와 풍년을 기원하거나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 위한 취지로 행해졌다.

공동체 구성원은 줄다리기를 함으로써 사회적 결속과 연대감을 도모하고 새로운 농경주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2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한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4개국이 줄다리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공동 신청한 것은 벼농사 문화권의 공동 유산으로서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4개국이 줄다리기 공동 등재를 추진한 계기는 2013년 4월 충청남도 당진에서 열린 ‘동아시아 전통 줄다리기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서다.

아시아 지역에서 공통으로 전승되는 줄다리기의 가치와 보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공동 등재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같은 해 4월 4개국 정부가 만나 본격적인 등재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줄다리기는 취지와 형식에서의 유사성이 있지만, 나라마다 특수성과 독자성, 창조성도 존재한다.

한국의 전통 줄다리기는 풍년을 비는 농경의식으로서 행해졌다고 전해진다. 대보름날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육지 지방에서는 대개 동부와 서부, 섬지방에서는 상촌과 하촌으로 편을 가른다.

우리나라는 영산줄다리기(중요무형문화재 제26호), 기지시줄다리기(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 삼척기줄다리기(강원도 무형문화재 제2호) 등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줄다리기를 문화재로 지정했다.

베트남의 줄다리기는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긴 하나 주로 태양을 상징한다. 이 경우 줄의 오른쪽은 해가 뜨는 동쪽, 왼쪽은 해가 지는 서쪽으로 간주하고 동쪽이 이기는 것이 좋다고 본다.

캄보디아에서는 설 명절과 시농축제(농사의 시작을 기념하는 축제) 기간이 낀 4월 중순께 줄다리기를 한다. 남녀로 팀을 구분해 진행하고 여자 편이 이기는 것을 좋은 일로 간주한다.

필리핀의 전통 줄다리기이자 필리핀 원주민 이푸가오족의 세시풍속인 ‘푸눅’은 하반기에 추수의례로서 거행한다.

문화재청과 외교부는 “이번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세계인이 함께 줄다리기에 관심을 가지고 보존·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 문화유산의 세계화와 문화강국으로서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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