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포스터는 ‘페이스 북’?

한국영화 포스터는 ‘페이스 북’?

입력 2016-11-01 13:47
수정 2016-11-0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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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분짜리 영화를 포스터 한 장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영화를 찍는 것만큼 포스터 제작도 제작사와 배급사, 감독, 배우, 마케터, 디자이너의 협업 결과물이다.

영화 ‘명량’, ‘터널’, ‘범죄와의 전쟁’, ‘복수는 나의 것’ 등 지난 19년간 300여 편의 포스터를 만든 아트디렉터 이관용 씨가 국내 최초의 영화포스터 아트북 ‘THIS IS FILM POSTER’(디스 이즈 필름 포스터)를 펴냈다.

이 책에는 이관용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베스트 영화 포스터 51컷과 함께 포스터가 만들어진 배경과 노하우가 담겼다.

또 풋내기 디자이너 시절부터 20년 차 베테랑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에피소드와 포스터 제작의 숨은 뒷얘기도 컷마다 들어있다.

저자는 영화 ‘황해’의 포스터 작업 때를 떠올렸다. 이 영화는 제목 ‘ㅎ’자가 두 번이나 들어가 ‘ㅎ’의 형태에 따라 제목의 인상이 좌우됐다. 이 때문에 붓글씨로 제목을 수십 번 쓴 뒤 이를 조합해 지금의 타이틀로고 만들어냈다고 한다.

‘명량’ 포스터를 작업할 때는 1년의 마케팅 기간 총 30여 개의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다. ‘명량’은 1천700만 명을 동원했고 포스터 역시 마케터들의 교본이 됐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은 저자에게 좌절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시나리오만 읽고 ‘파국의 서막’이라는 콘셉트 정도로 잡았지만, 막상 가편집본을 본 뒤 영화에 압도당해 갈피를 잡지 못한 것이다.

결국,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가장 전형적인 방식으로밖에 담지 못했고 제목 글씨마저 통과되지 못해 저자가 만든 포스터 가운데 유일하게 다른 사람이 쓴 제목으로 세상에 내보내야 했다.

이 책에는 2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해온 한국영화의 역사도 담겨있다.

저자는 한국영화 포스터가 왜 주로 배우의 얼굴만 담아내는지도 설명한다.

이는 한국영화가 흥행의 60% 이상을 주연배우에 대한 선호도와 티켓 파워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 영화는 000 배우가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라는 정보가 전부인 포스터가 심심찮게 나오고, 주연배우는 늘 그 배우가 그 배우다 보니 관객이 한국영화 포스터를 지루해 한다고 지적했다. 대중예술. 280쪽. 2만8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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