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출신 교사와 학생 모여 ‘통합’ 교과수업
최근 남북간 전면전 위기까지 긴장이 고조됐다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돼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작은 통일’이 이뤄져 주목된다.서울대 통일교육연구센터는 이달 29일 일반 교사·학생과 탈북자 출신 교사·학생이 동수로 참여하는 ‘SNU 통일학교’를 개교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11월 말까지 격주 토요일에 운영되는 이 학교는 도덕이나 윤리 교과목에서 통일의 이론을 가르치는 기존의 통일 교육과 달리 통일 이후 학교 상황을 가정하고 남북한의 교사와 학생이 뒤섞여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연습을 한다.
통일학교에는 서울, 경기, 인천에 거주하는 일반 초등생과 중학생, 탈북 초등생과 중학생 12명씩 총 48명의 학생과 남한 교사 2명, 탈북 교사 2명 등 4명의 교사가 참여한다.
초등학교 5∼6학년 24명으로 구성된 ‘통일꿈날개반’, 중학교 2∼3학년 24명으로 구성된 ‘통일꿈누리반’에서 남한 학생과 탈북 학생이 함께 배우고 각 반에는 남한 교사 1명과 탈북 교사 1명이 공동 담임을 맡는다.
커리큘럼은 도덕, 국어, 수학, 과학, 미술, 체육 등으로 다양하다. 실제 학교처럼 조회와 쉬는 시간, 종례도 있다.
통일꿈날개반의 경우 과학 시간에는 ‘골드버그(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반응하는 장치 모음) 만들기’, 수학 시간에는 ‘규칙성에 담긴 아름다움’, 국어 시간에는 ‘꿈의 퍼즐 조각을 찾는 여행’ 등을 주제로 한 수업이 준비돼 있다.
통일꿈누리반은 수학 시간에는 ‘보드게임 속 확률의 세계’, 과학 시간에는 ‘생명과학의 세계’, 도덕 시간에는 ‘숨은 가치의 세계를 찾아서’를 주제로 배우는 식이다.
또 서울대에서 진행되는 만큼 서울대 재학생들과 남한, 탈북 학생과의 멘토링 시간도 마련됐다.
서울대 학생 12명은 이들에게 초, 중등 시절 학습 노하우를 공유하고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대 교수들과 일선 학교 교사들이 최근 3개월간 선행 연구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이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박성춘 통일교육연구센터장은 “통일학교가 통일 이후 남북한 학교 통합 방안을 모색하고 통일 이후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