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날 행사에 나란히 참석…공천제 ‘살짝’ 언급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추석 부산 회동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을 논의한지 나흘만인 2일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노인의 날 기념식이 끝난 뒤 자리에서 일어서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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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최근 ‘여권 내홍’의 빌미가 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등 선거제도에 대해 대화할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행사 성격상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시간가량 진행된 행사 도중에 서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문제에 대해서도 잠깐 대화가 오갔다고 행사 후 각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행사장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여야 대표간 합의는 파기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금 전에 문 대표에게도 말했는데 그 날(9월 28일) 발표문을 보면 ‘이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위에서 통과된 안심번호 관련 법안은 합의 처리키로 한다’라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심번호를 활용한 전화 국민공천제는 정개특위에서 추진하도록 강구 한다고 분명히 돼 있다는 점을 문 대표에게 말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단 ‘합의 파기가 아니다’라고 김 대표가 말했지만 새누리당 의원총회 결과가 발표되기로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한다는 표현도 있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기자들이) 녹음기를 자리 앞에 놓는 바람에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없었다”면서 “어쨌든 김 대표가 그렇게 말씀하지만 실제 새누리당이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할 뜻이 있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탓인지 두 대표는 애써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 전 귀빈실에서도 이심 대한노인회장,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잠시 대화를 나눴지만, 주제는 노인의 날에 한정됐다.
김 대표가 노인인구 비율에 대해 “(저의 지역구인) 영도가 14%”라고 말하자 문 대표가 “부산이 전체 광역시·도 가운데서는 가장…”이라고 받았고 이어 김 대표가 “많이 높다”고 말을 맺었다.
또 이심 회장이 노인 문제를 전담할 노인복지청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문 대표가 큰 소리로 “저희는 집권하면 실행하겠습니다”라고 선언했고, 이 회장이 “집권하기 전에 실력을 보여달라”고 응수해 참석자들이 다 같이 웃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축사에서 최근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김 대표와 청와대의 충돌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먼저 축사한 김 대표가 “노인복지 향상과 노인복지청 신설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하자 문 대표는 “제가 김 대표와 합의를 해도 계속 자꾸 딴지를 거는 분들이 계신데, 노인복지청 문제를 김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함께 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된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개막식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김 대표 측은 주최 측에서 지난주 초청했으나 다른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않기로 통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농어촌 지역구 의석 수 문제와 관련 호남지역 의원들을 면담하고 군인체육대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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