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월드컵에 대량 기업광고…”전례 없던 일”

북한, 월드컵에 대량 기업광고…”전례 없던 일”

입력 2015-06-21 10:10
수정 2015-06-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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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상업자본 결합…김정은 체제 들어 뚜렷한 변화”

북한이 최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전에 자국 기업 광고판을 대거 내걸어 이목을 끌었다.

한때 자본주의와 관련된 모든 것을 배격했던 북한이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시장경제가 급속히 확산한 가운데 외자 유치를 위해 스포츠와 상업자본을 적극 활용하려는 모양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우즈베키스탄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를 방송했다.

경기장에는 개성 고려인삼, 평양 건재공장 등 북한 기업 광고판들이 대거 등장했다.

특히 개성 고려인삼과 조선금강그룹은 후원 자금을 많이 낸 듯 1∼2개 건너 하나씩 광고판을 내걸었다.

광고판들 가운데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제품 생산회사로 알려진 ‘맑은 아침’처럼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업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북한이 국제 스포츠대회장에 자국 기업 홍보판들을 한꺼번에 많이 내걸어 TV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되도록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제27회 만경대상 국제마라톤 대회 때 북한은 자국은 물론 외국기업 광고판도 전혀 내걸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 외국인 아마추어 선수 자격으로 마라톤에 참가한 영국인 윌 필립스는 “마치 6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것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 1월 발행한 김일성종합대학학보에 실린 논문에서 외국 주요 신문의 발행 시간과 방송 시청률까지 챙기라고 세세히 지시하는 등 투자유치를 위한 광고의 중요성을 역설한 데 이어 최근 해외 광고에까지 신경 써가며 외자 유치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후 북한 내부에 시장경제가 빠르게 퍼지면서 북한 당국의 대외 경제 정책에 변화가 나타나는 신호로 읽힌다.

임을출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상대적으로 많은 외국인이 볼 수 있는 월드컵 예선에 자국 기업을 홍보하는 목적은 결국 외자 유치”라면서 “내수 진작을 위해 자국 내 기업 간 경쟁을 유도하는 차원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연구실장은 “체육부문을 중시해서 국가적으로 장려하는 김정은 체제의 특징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포츠와 상업자본주의가 완벽하게 결합한 이 같은 모습은 예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변화”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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