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 정성호 만난 한동훈 “내가 저러는구나, 되게 약 올라”

고혜지 기자
입력 2025-04-27 23:33
수정 2025-04-2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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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대선 후보들 예능 SNL 출연

정성호, 성대모사하며 ‘반문’ 화법
韓 “거울 치료, 반성” SNS에 올려
김문수 ‘알바 면접’ 콘셉트로 출연
배우 지예은 “지점장인데” 패러디
홍준표는 상대 면접자에 날선 평가
“이재명 앙야치” “韓 나르시시스트”

2030세대에 호감도 높이는 전략
일각 선거철 홍보용 출연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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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자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의 코너 ‘지점장이 간다’에 출연했다. 한동훈(오른쪽) 후보가 자신의 화법을 따라 하는 개그맨 정성호를 본 뒤 “내가 진짜 이러냐”고 묻는 모습.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7 영상 캡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자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의 코너 ‘지점장이 간다’에 출연했다. 한동훈(오른쪽) 후보가 자신의 화법을 따라 하는 개그맨 정성호를 본 뒤 “내가 진짜 이러냐”고 묻는 모습.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7 영상 캡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정치인을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정치 풍자’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하고 있다. 대중적 호감도를 높이고 약점을 희석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반성과 자중의 목소리 없이 예능적 요소만 부각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동훈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에 ‘SNL 코리아’ 출연 사진을 올리며 “내가 저러는구나. 거울 치료, 반성”이라고 밝혔다. 전날 공개된 ‘지점장이 간다’에선 한 후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자 설정으로 출연해 자신을 따라 하는 코미디언 정성호씨를 응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씨는 한 후보를 성대모사하며 특유의 ‘반문’ 화법을 따라 했다. 반복된 정씨의 ‘말꼬리 잡기’에 한 후보는 “되게 약 오르는구나”라고 반응했다.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었던 2023년 국회에서 야당의 공격적인 질의에 반문으로 대응했던 화법을 옮겨 온 것이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편의점에 간 한 장관이 아르바이트생과도 말싸움을 할 것’이라고 상상한 상황극 창작물이 인기를 끈 바 있다. 또 한 후보는 ‘비상계엄 시도’와 ‘30번이 넘는 탄핵 시도’ 중 뭐가 더 진상 짓인지 고르라는 순발력 시험에서는 비상계엄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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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자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의 코너 ‘지점장이 간다’에 출연했다. 김문수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119 전화’ 사건을 패러디하는 모습.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7 영상 캡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자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의 코너 ‘지점장이 간다’에 출연했다. 김문수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119 전화’ 사건을 패러디하는 모습.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7 영상 캡처


김문수 후보는 지난 19일 SNL에 같은 아르바이트 면접 콘셉트로 출연해 과거 논란이 됐던 발언을 웃음으로 승화했다. 배우 지예은씨가 “나 지점장인데”를 반복하면서 김 후보가 2011년 경기지사 시절 소방서 119상황실에 전화해 “나 도지사인데”라고 재차 말하며 관등성명을 요구했던 상황을 패러디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어 면접 상황극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아주 쉰 요구르트”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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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자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의 코너 ‘지점장이 간다’에 출연했다. 홍준표 후보가 과거 “탄핵당한 당은 차기 대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오해라고 해명하는 모습.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7 영상 캡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자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의 코너 ‘지점장이 간다’에 출연했다. 홍준표 후보가 과거 “탄핵당한 당은 차기 대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오해라고 해명하는 모습.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7 영상 캡처


홍준표 후보도 지난 12일 SNL에서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날선 평가를 쏟아 냈다. 상황극에서 홍 후보는 상대 면접자로 거론된 이 후보를 “양아치”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경쟁 주자인 김 후보와 한 후보에 대해서도 견제구를 날렸다. 김 후보에 관해선 “요즘은 (영혼이) 탁해졌다”고 평가했고, 한 후보에 대해서는 “나르시시스트”라고 표현했다.

2차 경선에 진출한 ‘빅4’ 중 한 명인 안철수 후보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SNL에 출연하지 않았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참여 의사가 있었고 제작진으로부터 섭외도 왔으나 일정이 안 맞았다”면서 “안 후보는 늘 (선거 때마다) 나갔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앞서 지난해 4월 출연분에서 ‘예상하는 다음 대통령은 누군가’란 질문에 자신을 꼽기도 했다.

정치권과 방송가에서는 SNL 제작진이 대선 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섭외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정치인들의 풍자 예능 출연에 대해 “2030이 관건이 된 이번 대선에서 젊은층이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인간적 매력을 호소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예전에는 (정치인들이) 2030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지금은 홍보용 출연이 됐다”고 비판했다.
2025-04-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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