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1명 골초 여고생

10명중 1명 골초 여고생

입력 2011-03-02 00:00
수정 2011-03-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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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 어려워” 1992년 2.4%→2009년 10.2%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우현지(16·가명)양은 담배를 피운 기간이 4년이나 된다. 중학교 1학년 때 친구가 권해서 처음 손댄 담배를 지금까지 끊지 못하고 있다. 카페에서는 담배를 피워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담배를 피우려고 집을 나설 때가 많다. 많을 때는 하루에 한갑 이상을 피울 때도 있다.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에게 들켜 혼쭐이 난 경우도 여러 차례지만 번번이 금연에 실패했다. 그는 “담배를 피우면 피부나 신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담배에 의존하게 돼 쉽게 끊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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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이하 여성 흡연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중고생의 흡연율이 젊은 여성의 흡연율 상승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돼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금연정책을 펼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서미경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여성흡연의 현황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여고생 흡연율은 1992년 2.4%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무려 10.2%로 뛰었다. 청소년 흡연율은 한달 중 하루 이상 흡연한 청소년 비율을 의미한다. 이 기간 여중생 흡연율은 2.8%에서 5.1%로 늘었다. 여고생 10명 중 1명, 여중생 20명 중 1명이 담배를 피운다는 뜻이다. 19세 이상 성인 여성 흡연율이 1992년 5.1%에서 2008년 7.4%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여성 청소년의 흡연율 증가폭은 상상 이상으로 가파르다.

더 큰 문제는 여성 청소년 흡연율이 실제 수준보다 낮게 조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008년 서 연구위원이 흡연 여대생을 조사한 결과 29.2%는 “혼자 있을 때만 담배를 피운다.”고 답했다. 사회적인 지탄 등의 이유로 흡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서 연구위원은 “흡연 여대생을 조사했을 때 여대 안에서는 담배를 피우지만 남녀공학 캠퍼스나 공공장소에서는 피우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볼 때 공개적인 조사에서 여성들이 흡연 사실을 숨길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여성 청소년 흡연율은 청소년 본인의 학업성적과 부모의 교육수준, 동거 여부, 부모의 직업 등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취약계층일수록 흡연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 ▲가정에서 흡연이 금지된 경우 ▲담배 구입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 ▲정부의 금연홍보를 접한 경우에는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환경적인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 연구위원은 “청소년은 가정과 사회에서의 금연 분위기에 특히 민감한 특성을 보인다.”면서 “가정 및 공공장소에서의 금연, 금연홍보 등 여성 청소년에 대한 적극적인 금연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1-03-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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