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前총리 ‘정자법 위반’ 무죄] 檢 ‘두번의 굴욕’

[한명숙 前총리 ‘정자법 위반’ 무죄] 檢 ‘두번의 굴욕’

입력 2011-11-01 00:00
수정 2011-11-01 0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5만불 수수 무죄’와 수사과정·판결 판박이… 檢 “법원 판단 납득하기 어렵다” 항소키로

‘두 번째 대굴욕’. 한명숙 전 총리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한 전 총리는 공판 뒤 “돈 받은 사실이 없기에 무죄임을 확신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판결은 정치 검찰에 대한 유죄선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수사 착수에서 무죄 선고까지, 지난해 4월 무죄로 결론 난 5만 달러 뇌물수수 사건의 판박이였다. 그만큼 검찰의 충격은 더 컸다. 1년 6개월 전인 지난해 4월 법원이 ‘강압 수사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던 검찰은 또다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이번 재판에서도 검찰의 발목을 잡은 대목은 핵심 증인의 ‘입’이었다. 지난해 4월 사기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줬다.”는 자필진술서를 제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2차 공판에서 “검찰 수사 때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실제로 돈을 준 적이 없다.”며 검찰 진술을 법정에서 180도로 뒤집었다. 앞서 한 전 총리의 5만 달러 수수 사건이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오락가락하는 진술로 무죄가 난 악몽이 검찰에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검찰은 결국 수사 시작(핵심 증인의 진술)→공판 과정(진술 번복)→법원 선고(무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5차례의 공판준비 기일과 23차례의 공판, 재판부의 현장검증까지 이어가며 갖가지 기록을 만들어 내던 양측의 460여일간 공방은 한 전 총리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서울중앙지검 윤갑근 3차장검사는 “법원의 무죄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즉각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한만호씨가 9억원을 조성한 사실 등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서도 무죄를 판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한 전 총리가 깨끗한 정치인 이미지를 표방했다’는 것도 재판부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부에 ‘한’이나 ‘한 의원’이라고 기재된 것도 객관적 물증인데 합리적 사유 없이 배척했다.”면서 유감을 표시했다. 또 다른 검사는 “녹음CD, 1억원 수표, 회계장부 등 확실한 물증이 있는데도 인간관계와 성격, 인품 등 모호한 단어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현금은 은밀한 거래로 오가는데 재판부가 직접 증거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수사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최재헌·안석기자 goseoul@seoul.co.kr



2011-11-01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