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하위 20% 격차 7.1배나

6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학원·보습교육’ 물가가 1년 전보다 5.3% 올랐다. 전체 물가상승률(1.4%)의 4배에 가깝다. 월별로 보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무렵인 2008년 1월(5.8%) 이후 가장 높다. 전월 대비로도 1월에 0.8% 오른 데 이어 2월에 0.5% 올랐다. 학원·보습교육 물가는 초·중고생 학원비, 가정학습지, 학교보충교육비 등이 포함된다.
세부적으로는 고교생 학원비가 8.1%로 가장 많이 올랐다. 중학생(7.0%)과 초등학생(4.9%) 학원비 상승률도 상당했다. 기타 학원비로는 전산학원(5.5%), 음악학원(5.0%)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신학기 수요가 많은 가방 가격은 6.7% 올랐다. 고교 교과서(11.3%), 아동복(7.7%)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부유층과 저소득층의 교육비 지출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 상위 20% 계층은 교육비로 월평균 40만 7000원을 썼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20%는 5만 7000원을 지출하는 데 그쳤다. 두 계층 간 격차가 7.1배로 관련 통계가 이뤄진 2003년 이후 최고치다. 두 계층의 교육비 격차는 2000년대 초반 5배 내외에 머물다가 2008년 이후 커지고 있다.
소득 양극화가 원인으로, 고소득층은 교육비 지출을 필수로 인식하지만 저소득층은 교육비를 충분히 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정부가 공약한 불필요한 선행학습 규제가 시행되면 사교육비 감소에 따라 교육비 양극화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3-03-07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