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대학가 “같은 종교 동아리가 12개… 합쳐라” 논란

[생각나눔] 대학가 “같은 종교 동아리가 12개… 합쳐라” 논란

입력 2013-06-25 00:00
수정 201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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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교 동아리에 특혜” “감정적 접근… 종교 탄압”

대학가에서 종교 동아리를 종교별로 일원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학생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종교 동아리 일원화를 주장하는 측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반대 측은 ‘종교 탄압’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 학생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특정 종교의 동아리 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이를 일원화하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찬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종교 동아리 16개 가운데 12개가 같은 종교의 동아리다.

한 학생은 “같은 종교이면서 문화나 분위기가 다르다고 해 동아리방을 10개씩이나 차지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생도 “여러 동아리들이 동아리 방 하나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한 종교의 동아리가 이렇게 많은 동아리 방을 차지하고 있다는 데 좌절감 같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종교 동아리들은 이런 논란 자체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종교 동아리 간사는 “동아리 방과 지원 확충 방안을 고민해야지, 정당하게 들어온 동아리들을 문제 삼는 것은 제살 깎아 먹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종교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논란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은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동아리 연합 회칙에는 가등록 요건으로 ‘기존 동아리의 활동 방향과 목적이 같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김다솜 서울대 동아리 연합회장은 24일 “기존의 종교 동아리들이 가입할 당시 다른 모든 동아리들이 회의를 거쳐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일련의 주장이 제기된다고 해 문제 삼을 명분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고려대에서도 이 같은 논란이 제기됐다. 고려대의 경우 11개 종교 동아리 가운데 7개가 같은 종교 동아리다. 이를 놓고 학생들 간에 종교의 편향성 문제가 제기돼 동아리 종교분과회의장이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대학 내에 종교 동아리를 놓고 ‘중앙 동아리’ 인정 여부가 논란이 되는 까닭은 동아리 지원비 문제가 걸려 있어서다. 중앙 동아리로 인정받으면 동아리 방과 활동보조금을 지원받는다. 홍해린 고려대 동아리 연합회장은 “많은 동아리들이 중앙 동아리 가입을 원하지만 공간의 물리적 한계와 예산 문제로 모두 지원하지 못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연합회장은 “중앙 동아리 문제는 학교의 지원을 확충하는 방안이 관건”이라면서 “더 많은 동아리에 혜택이 돌아간다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3-06-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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