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보도 개입설에 내홍 격화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서 비롯된 KBS 갈등 사태가 ‘청와대 보도 개입’ 의혹까지 겹쳐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세월호 사고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논란으로 지난 9일 사퇴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청와대 외압 등으로 길환영 사장이 특정 뉴스를 빼거나 축소하라는 지시를 수없이 했다”고 폭로하면서 KBS 노조는 길 사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길 사장은 19일 오후 KBS 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지난 16일 밤 KBS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라인’은 김 전 보도국장이 KBS 기자협회 총회에 참석해 “재임 시절 청와대로부터 수시로 외압을 받았으며, (사퇴를 앞두고) 길 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퇴를 거역하면 나도 살아남을 수 없으며, 이건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며 청와대 개입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길 사장은 김 전 보도국장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 저녁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9’에서 길 사장은 “19일 오전 ‘사원과의 대화’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전 보도국장의 폭로 이후 청와대 보도 개입 의혹이 파문을 일으키자 길 사장이 긴급 기자회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BS 기자협회는 18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길 사장이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를 거부할 경우 당일 오후 6시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김 전 보도국장이 직접 작성한 ‘보도 외압 일지’도 공개했다. 일지에는 길 사장이 세월호 보도에서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고 지시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단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 등은 18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가 KBS의 인사와 보도에 개입했다는 김 전 보도국장의 폭로와 관련, 진상조사와 길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4-05-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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