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치매 외할머니 정성껏 수발하는 효자 중학생

91세 치매 외할머니 정성껏 수발하는 효자 중학생

입력 2016-05-02 07:30
수정 2016-05-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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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중 ‘효자’ 김민수군 충북효행대상 섬김상

충북 옥천중학교 3학년 김민수(14) 군은 방과 후 언제나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서두른다.

몸이 불편해 홀로 누워 계신 고령의 외할머니를 돌보기 위해서다.

민수네는 홀어머니 가정이다. 어머니가 직장에 다녀 민수와 올해 91살 된 친정어머니의 생계를 꾸린다.

민수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언제나 안쓰럽다. 빨리 어른이 돼 어머니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수업을 마친 그가 친구들을 뿌리치고 서둘러 집으로 달려가는 것도 고생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다.

민수의 할머니는 벌써 여러 해째 치매를 앓고 있다. 하루 3시간씩 요양보호사가 방문해 돌봐주지만, 그 밖의 시간은 텅 빈 집에 혼자 누워 계신다.

학교에서 돌아온 그는 할머니의 팔다리를 안마해주고 말벗도 된다. 퇴근이 늦은 어머니를 대신해 저녁 식사를 챙기고, 청소와 빨래까지 능숙하게 해낸다.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애교스러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민수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면서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들었다.

혼자서는 대소변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할머니를 피하거나 귀잖게 여길 법도 하지만, 그는 언제나 환한 얼굴로 할머니에게 다가서 볼을 비비고 뽀뽀까지 해주는 ‘닭살 손자’다.

고된 직장 일에 지친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휴식하도록 밤이 되면 할머니 옆에서 이부자리를 펴는 날도 많다.

그의 어머니(47)는 “민수의 마음 씀씀이나 행동이 너무 어른스러워서 오히려 미안할 때가 많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구김살 없이 성장해줘 고맙고 대견하다”고 흐뭇해 했다.

‘효자’ 민수가 이번에는 큰 상을 받아 어머니에게 기쁨을 선물한다.

충북도교육청이 주는 충북효행대상 수상자로 뽑힌 것이다.

담임인 최미성 교사는 “민수의 극진한 효심을 교육당국에 알리려던 것인데, 큰 상까지 받게 됐다”며 “민수의 사례가 효에 대한 가치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충북효도대상은 도 교육청과 KBS 청주방송총국이 효 문화 확산을 위해 2003년 제정했다.

올해는 민수와 더불어 청각장애가 있는 부모를 극진히 봉양하는 박지은(청주 모충초교 6학년) 양이 ‘섬김상’ 수상자로 정해졌다.

‘사랑상’에는 권혁주(충북공고 3학년) 군이 뽑혔고, ‘효행상’은 조영환(증약초 대정분교 6학년), 강예진(청천중 3학년), 심효용(문의중 3학년), 류승현(충북예술고 2학년), 김록수(꽃동네학교 2학년) 등 5명이 받게 됐다.

이상 시상식은 2일 충북도교육청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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