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금고지기’ 소환… 검은돈 100억 출처 밝히나

‘정운호 금고지기’ 소환… 검은돈 100억 출처 밝히나

김양진 기자
입력 2016-05-05 22:46
수정 2016-05-0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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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자금줄 수사’ 본격화… 수상한 흐름 여럿 포착

회사 서열 2위… 이틀 연속 조사
작년 정 대표 구속 뒤 실질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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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 대표의 최측근인 박모(44) 부사장 등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하는 등 ‘자금줄’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품 분석과 주변 금융거래 추적 과정 등에서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여럿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로부터 부탁을 받고 군 당국과 롯데백화점 면세점 등에 로비를 벌인 혐의로 지난 3일 체포된 브로커 한모(59)씨가 5일 구속되면서 로비 의혹 수사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씨는 2011년 초·중학교 동기인 이모 전 국방부 차관을 통해 군대 내 매장 관리를 맡는 박모 국군복지단장(당시 육군 소장)과 만나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의 군 납품 문제를 논의하고, 복지단장의 친구인 변호사를 로비에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이날 재무와 회계 등을 책임지고 있는 박 부사장을 지난 3~4일 이틀 연속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의 ‘금고지기’로 통하는 박 부사장은 회사 내 서열 2위의 인물로, 지난해 10월 원정도박 혐의로 정 대표가 구속된 이후 실질적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을 이끌어 왔다. 2002년 정 대표가 화장품 업계에서 중저가 브랜드로 명성을 떨친 더페이스샵을 경영할 때부터 임원으로 활동해 자금 흐름과 로비 의혹의 실체에 근접해 있는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박 부사장을 상대로 정 대표가 화장품 매장 확대를 통해 사세를 키우는 과정 전반과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접촉한 인사 등에 대해 물었다. 사업 확장을 위해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 롯데백화점 면세점, 군 당국 등에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부터 전관 변호사 및 브로커 등을 동원한 형사사건 무마, 보석 허가를 위한 법원·검찰 로비 의혹까지 전반에 걸쳐 조사했다. 검찰은 출처나 용처가 불분명한 사업비 항목이나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가 각종 로비 자금으로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현재까지 의혹이 제기된 것만도 100억원이 넘는 상태다.

검찰은 정 대표가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선수금 등 다양한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다양한 명의자의 차명계좌와 통장을 활용해 자금 세탁을 했을 가능성, 매장 임대료를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받았을 가능성 등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정 대표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와 함께 전관 로비 의혹에 연루된 최모(46·여) 변호사, H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및 탈세 의혹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6-05-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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