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범벅 우레탄 트랙 교체 늑장…해 넘기는 학교 수두룩

납 범벅 우레탄 트랙 교체 늑장…해 넘기는 학교 수두룩

입력 2016-09-06 10:59
수정 2016-09-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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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별 수요 재조사·예산 부족으로 공사 ‘차일피일’

유해 중금속이 과다 검출된 초·중·고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을 교체하는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상당수 학교 학생들이 몸에 해로운 줄 뻔히 아는 체육시설에 노출된 채 생활하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 7월 말 전국 2천763개 우레탄 트랙 설치 학교의 64%인 1천767곳에서 납을 비롯한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해당 학교의 80%가 넘는 1천459곳이 친환경 우레탄 트랙으로 교체하길 원한다는 수요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우레탄에 대한 현행 KS기준에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빠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회의를 열어 수요조사를 다시 하도록 했다.

학부모의 관심과 항의가 쏟아지는 중요한 결정에 대해 설문조사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해 논란의 소지를 없애려는 조치였다.

시·도교육청이 ‘납 범벅’ 우레탄 트랙 학교를 상대로 희망하는 운동장을 재조사하면서 운동장 교체는 2개월째 답보상태다.

인천의 경우 53개 우레탄 트랙 교체 대상 학교 중 6일까지 수요조사가 끝난 곳은 44곳이고 나머지 9곳은 학운위 심의 등을 거치느라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에서 트랙 교체 공사가 시작된 학교는 아직 한 곳도 없다.

교육부가 절반을 분담하기로 한 트랙 교체 예산도 문제다.

교육청은 필요한 예산을 한꺼번에 확보하지 못해 올해 28곳만 트랙을 교체하고 25곳은 내년에 바꾼다는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트랙 면적에 따라 학교별로 많게는 2억원이 넘는 교체비용이 필요한데 올해 모두 확보하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유해물질 수치가 높게 나온 학교 등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후순위 학교에 양해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친환경이어도 우레탄은 화학물질이라는 지적 때문에 재조사에서 마사토 운동장을 선택하는 학교가 늘어날 것이란 당국의 예상도 빗나갔다.

인천에서는 친환경 우레탄 트랙을 선택한 학교가 1차 조사 때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일찌감치 수요조사를 마쳤거나 학부모 항의를 직접 받아야 하는 일선 학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몇 달째 우레탄 트랙을 부직포로 덮어두는 것 이외에 별다른 조치를 못 하고 있다”면서 “트랙 사용을 금지해도 체육활동이 활발한 고교생의 출입을 일일이 통제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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