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속 8m 지하수… 일산 중앙로 지하 침식 가능성

[단독] 초속 8m 지하수… 일산 중앙로 지하 침식 가능성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17-02-15 22:38
수정 2017-02-16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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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진와이시티 인근 잇단 땅꺼짐

80년 前 ‘뻘’지대로 지반 취약… 사고 발생지역 세굴 가장 심해
“지하 20m 암반에 기둥 고정… 대형 건물 안전은 이상 없어”

‘일산 랜드마크’인 요진와이시티 인근 도로에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땅 지하에 구멍이 뚫리는 싱크홀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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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6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요진와이시티 근처 도로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도로 옆 펜스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다. 일산소방서 제공
14일 오후 6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요진와이시티 근처 도로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도로 옆 펜스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다.
일산소방서 제공
15일 고양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6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요진와이시티 근처의 오피스 공사 현장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3개 차선과 인도 150여m로 널찍한 공간이었다. 이런 땅꺼짐 현상으로 보행도로의 철제 울타리가 엿가락처럼 휘었다. 이 땅꺼짐 현상은 지난 6일 일산신도시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대로에서도 나타났다. 3개 차선 50여m 구간에 10㎝ 이상의 균열과 함께 나타났다. 일주일 간격으로 땅꺼짐 현상이 발생하자 지난해 여름 입주한 요진와이시티 주상복합 거주자들은 “너무 불안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요진와이시티는 최고 59층 주상복합아파트로 지난해 여름 완공해 2400여 가구가 입주해 있다.
요진와이시티 근처의 땅꺼짐 현상은 요진와이시티 주상복합 건물을 짓기 시작한 2년 전에도 나타났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양종합터미널 공사를 하던 2007년, 백석역에 인접한 영림프레아 오피스텔을 건설하던 2004년, 현대밀라트를 신축하던 2002년 등이다. 신규 건물을 올릴 때마다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고양시 시민안전과 김수오 과장은 “이번 땅꺼짐 현상은 터파기 공사 중 물막이 부분이 잘못돼 지하수가 일시에 빠지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땅꺼짐 원인을 취약한 지층구조에서 찾고 있다. 백석동 요진와이시티 부근은 80년 전만 해도 한강물이 드나드는 ‘뻘’로 저지대였다. 한강둑이 만들어지면서 뻘이 밭과 대지로 바뀌었지만, 땅속에는 여전히 지하수가 많다고 진단한다. 특히 한강 하류와 수위가 비슷한 지하 13~18m 깊이의 자갈층은 조수간만의 영향을 받으며 초속 8m 내외의 물이 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일대는 대형 건물을 받치는 기둥 외에는 자갈층이 모두 물살에 휩쓸려 가 텅텅 빈 세굴현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세굴현상이 가장 심한 곳으로 지목되는 곳이 연이어 침하현상이 나타난 요진와이시티 인근에서 지하철 3호선 마두역까지 2㎞ 구간이다.

한 건설업체 대표는 “대형 건물은 지하 20~27m 깊이에 있는 암반에 기둥을 고정하고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건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중앙로 요진와이시티 부근 땅속에 지하수가 가장 많이 흘러 과거 근처에서 빌딩을 지을 때 큰 고생을 한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중부대 토목공학과 김춘호 교수는 “일산 뻘 지역 지층을 감안해 공사비가 다소 더 들더라도 지층에 가장 적합한 공법을 채택하도록 고양시가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권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7-02-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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