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 공연 말미에 무대 나와 두 곡 연주
지난달 13일(이하 현지시간) 파리 테러 참사 희생자 130명 가운데 90명이 희생된 바타클랑 극장에서 공연하며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 메탈’이 한달도 안돼 다시 파리 무대에 섰다.영국 BBC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출신의 이 밴드는 7일(이하 현지시간) 바타클랑 극장에서 몇 마일 밖에 떨어지지 않은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아일랜드 출신의 전설적인 록밴드 U2의 콘서트 막판 무대로 불려 나와 공연을 펼쳤다.
U2의 리더이며 자선활동가로 이름 높은 보노는 그룹을 소개하며 “우리의 형제들이며, 음유시인들”이라고 외친 뒤 “그들은 3주 전 자신들의 무대를 빼앗겼다. 그들에게 오늘밤 우리의 무대를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이글스 오브 데스 메탈 멤버들은 인질극이 벌어진 극장을 무사히 빠져나갔지만 매니저 중 한 명인 닉 알렉산더가 목숨을 잃었다.
무대에 오른 이글스 오브 데스 메탈은 U2와 함께 패티 스미스의 ‘피플 해브 더 파워’(People Have the Power)를 함께 연주했으며, 자신들의 곡인 ‘아이 러브 유 올 더 타임’(I Love You All the Time)을 불렀다.
보노는 이날 공연 도중 “우리는 파리에서 희생된 이들과 함께 서 있다”고 말했는데 대형 비디오 스크린에는 희생자들의 명단이 비쳐졌다. 앙코르 곡을 들려주면서는 자신의 몸에 삼색기를 두르고 벨기에 가수 자크 브렐 의 ‘Ne me quitte pas’(날 떠나지 말아요)를 불렀다.
보노와 기타리스트 ‘더 엣지’ 모두 프랑스에 집을 갖고 있는데 더 엣지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들의) 타깃은 문화와 인간애를 최대한 표현하려고 하는 것, 위대한 음악, 레스토랑, 프랑스 음식 등 우리가 경애하는 모든 것이었던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원래 U2의 이번 공연은 지난달 14일과 15일 열릴 계획이었으나 미뤄 지난 6일과 이날 열린 것이다. 보노는 파리에서의 공연을 강행할 것임을 알리며 “파리의 관객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다. 우리는 (테러에 대한) 저항의 행위로 기쁨을 말할 것이다. 그것이 U2가 해야할 일이며, 파리 시민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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