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행 피겨 티켓 잡은 北… ‘평화 올림픽’ 결단 남았다

평창행 피겨 티켓 잡은 北… ‘평화 올림픽’ 결단 남았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7-10-01 21:36
수정 2017-10-0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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렴대옥·김주식 출전권 확보… IOC, 北에 와일드카드 고려

이제 북한의 결단만 남았다.
북한의 렴대옥(왼쪽)-김주식 조가 지난달 29일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네벨혼 트로피 페어 이틀째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호흡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오버스트도르프 AP 연합뉴스
북한의 렴대옥(왼쪽)-김주식 조가 지난달 29일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네벨혼 트로피 페어 이틀째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호흡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오버스트도르프 AP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밤 렴대옥(18)-김주식(25·이상 대성산체육단)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에서 움켜쥔 ‘평창 티켓’은 그 무게감이 대단히 크다. 이들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등 이틀 합계 총점 180.09점을 받아 16개 출전팀 중 6위를 차지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 4장이 걸려 있는 이 대회에서 지난 4월 세계선수권을 통해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캐나다, 독일(2팀), 러시아, 미국을 뺀 11개 팀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해 자력으로 평창 티켓을 따냈다.

2014년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한 북한은 렴-김 조의 활약 덕에 2010년 밴쿠버대회(리성철·남자싱글) 이후 8년 만에 동계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페어 종목만 따지면 2006년 토리노대회(정영혁-표영명) 이후 12년 만의 올림픽 출전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 확보는 대회조직위원회는 물론 우리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북한의 참가로 평창동계올림픽이 내세운 모토 가운데 하나인 ‘평화 올림픽’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최근 북핵 갈등으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남과 북의 선수들이 평창의 은반에서 함께 점프를 뛰는 모습은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미국 CNN 인터뷰에서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면 남북 간 평화를 회복할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OC는 북한에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는 입장을 취하며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 가능성을 열어놨다. 장웅 북한 IOC 위원은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큰 문제가 생길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한반도 정세가 ‘올림픽 보이콧’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밑밥’을 깔아놓은 상황에서 렴-김 조가 ‘평창 티켓’을 따면서 대회 출전에 대한 명분까지 얻은 것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7-10-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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