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얼음밭 될뻔한 딸기밭…스마트폰이 살렸다

한파에 얼음밭 될뻔한 딸기밭…스마트폰이 살렸다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1-26 07:11
수정 2016-01-2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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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연동면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박정규(54)씨는 지난 24일 자정 가까운 한밤중에 요란하게 울리는 스마트폰 사이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영하 10도 미만으로 뚝 떨어진 바깥 공기 탓에 딸기 온실 안 수은주도 영상 6도 미만으로 내려갔다는 알람이었다. 딸기가 감기 몸살에 걸린 것처럼 시들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딸기 온실은 3중으로 돼 있다. 영상 17도의 지하수로 한 번 데우고 전열 기구로 한 번 더 데우는데, 24일 밤에는 찬 바람이 매서워 영상 5도까지 내려가더라. 평소에는 영상 7도 밑으로 안 떨어진다”

당시 지하수와 전열기 난방은 최대로 가동되고 있었다.

박씨는 부리나케 온실로 달려가 미리 준비해둔 알코올로 추가 난방을 했다. 작년 9월에 심어 한창 수확 중이던 약 2천500㎡ 규모 온실 3동이 하마터면 얼음밭이 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박씨는 “예전 같았으면 부부가 밤을 새우며 온실을 지키거나 잠결에 1년 농사를 망쳤을 것”이라며 “영상 6∼30도로 기온을 감시하는 스마트폰 앱 덕분에 피해를 막았다”고 안도했다.

박씨는 지난 2014년 12월 SK텔레콤이 지원하는 스마트 팜(Farm·농장) 서비스를 설치해 사용해왔다.

스마트 팜 서비스를 설치하면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온실 안 온도와 습도를 원격 감시하거나 제어할 수 있다. 온실 천장에 카메라를 달아 실시간 영상도 볼 수 있다.

박씨는 “대전에 있는 처가를 방문해도 세종시 딸기 농장을 지켜볼 수 있어 편리하다”며 “해외 여행을 떠나도 외국에서 스마트폰으로 온실을 제어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기온이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진 이번 혹한에 스마트 팜 덕분에 피해를 막은 농민은 박씨뿐이 아니다.

박씨처럼 세종시 연동면에서 농사를 짓는 배영범(57)씨도 스마트폰 앱으로 온실 외곽 곳곳에 설치한 CCTV 화면을 확인하면서 실제 적설량을 파악해 시설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배씨는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질 때는 농작물 걱정으로 농장에 나와 밤을 지새우는 일이 많다”며 “이제는 집에서 농장을 지켜보다가 급한 상황에 맞춰 뛰어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SK텔레콤의 스마트 팜 서비스는 세종시, 부여군, 논산시 지역의 500여개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스마트 팜을 전국 시설원예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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