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경보때 ‘늑장대응’ 논란 이어 당국 ‘과잉대응’논란
중국의 수도 베이징 환경당국이 지난달말과 는 달리 발빠르게 스모그 1급 적색경보를 내려 시민들이 오히려 의아해하고 있는 상황이다.8일 중국 법제만보에 따르면 1급 적색경보는 공기질지수(AQI)가 200이 넘어가는 ‘심각한 오염’ 상황이 72시간(3일)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하지만 베이징시 당국은 ‘심각한 오염’상황이 8일 오전 7시부터 10일 12시까지로 발령시간인 7일 오후 6시부터 계산하더라도 모두 66시간에 불과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함에도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에대해 베이징 환경당국은 ‘심각한 오염’상황이 사실상 7일부터 출현했다면서 7일 0시부터 감안하면 심각한 오염상황이 84시간 지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색경보 발령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적색경보가 7일 0시를 기해 내려진 주황색 경보의 기초위에 내려진 것임을 감안해야한다는 것이다.
적색경보를 24시간 전에 발령해야하는 규정에도 불구, 13시간 전에 발령한 것 역시 5일 오후 5시 발령된 주황색 경보가 31시간 전에 발령된 점을 감안해야한다면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스모그 경보단계는 ‘심각한 오염’의 지속 시간에 따라 청색경보(24시간), 황색경보(48시간), 주황색경보(72시간), 적색경보(72시간 이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중국은 공기질 지수를 0~50 ‘우수’, 51~100 ‘양호’, 101~150 ‘가벼운 오염’, 151~200 ‘중간 오염’, 201~300 ‘심각한 오염’, 301 이상 ‘매우 심각한(嚴重) 오염’ 등 6단계로 구분한다.
베이징 환경당국의 이런 반론에도 불구, 지난달 말 상황과 비교할 경우 의외의 발빠른 대응이다.
베이징 당국의 발빠른 대응은 지난달말 베이징 등 수도권을 강타한 최악의 스모그 상황에서 경보단계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폭주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온라인 매체인 펑파이는 주황색 경보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베이징이 이번에 만회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배경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고위층의 질타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말 5일간 지속된 심각한 오염상황에서 베이징 당국이 주황색 경보로 일관하자 누리꾼들은 “시 주석이 자리에 없으니(아프리카 순방) 경보단계조차 결정못한다”는 비아냥이 폭주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서는 누리꾼들이 이번에는 지난달말 상황보다는 공기질이 그래도 양호한 것 같은데 적색경보가 등장했다며 어리둥절해했다.
한 누리꾼은 “이번 스모그는 지난달 말처럼 맹렬하지 않고 순한 맛이어서 견딜만하다”고 느낌을 전하면서 당국의 발빠른 대응에 고개를 갸웃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적색경보에 따른 홀짝제 운행에도 홀수 차량이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두꺼운 스모그가 번호판까지 가려줄 것으로 운전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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