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외교위원장 “추후 방미 기대”…전문가들 “불가피한 결정”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을 위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미국 방문 일정을 전격 연기한 데 대해 미국 조야는 10일(현지시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박 대통령의 성사될 수 있도록 양국이 일정 재조율 작업을 벌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앨리스터 배스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에 논평을 보내 “박 대통령이 앞으로 서로 편한 시기에 방미하기를 기대한다”며 “박 대통령이 방미해 한·미 동맹과 지역안정 및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동맹의 역할을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스키 대변인은 “양국 동반자 관계의 한 사례로서, 미국은 한국의 메르스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프 라스케 국무부 공보국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이 최근 방한했을 때 동맹과 북한 등 지역현안, 그리고 국제현안에 대한 한국의 커지는 역할에 초점을 맞춘 광범위한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양측간에 일정이 재조율돼 방미가 이뤄지길 분명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오후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현대차-KF 한국역사 및 공공정책 연구센터’ 발족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는 방미가 왜 연기됐는지를 이해한다”며 “메르스 사태의 피해를 본 환자들의 가족에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중에 방미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2013년 5월 방한 때처럼 뜨거운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에 “이번에 방미를 연기하기로 한 결정은 아쉽지만,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모든 국가 지도자는 외교일정에 영향을 끼칠 국내적 상황과 재난에 직면하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어 “한·미 관계가 전반적으로 매우 좋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나는 이것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조만간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잡힐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백악관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박 대통령을 초청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 석좌는 “메르스 사태가 결국 바로잡히겠지만 수 주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다음 주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국내에 계속 머물러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국가지도자의 최우선 순위는 국민들의 안녕”이라며 “메르스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등의 전염병을 비롯한 공중 보건상황은 긴급 대응조치들을 조율해내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석좌는 특히 “한국의 여론조사에서 다수가 박 대통령이 국내에 머물면서 메르스 사태에 대처하기를 희망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박 대통령이 방미를 연기한 것은 여러 사람에게 불편한 일이지만,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한다”며 “박 대통령이 서로 일정이 맞는 미래의 시점에 방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상황을 관찰해온 사람이라면 박 대통령이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방미는 실질적 내용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조만간 성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호영 주미대사는 이날 우드로윌슨센터 앞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새로 방미날짜가 결정되면 미국이 2013년 5월 방한 때와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을 따뜻하게 환영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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