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오세훈·김문수·유승민, 여전히 ‘정중동’
남경필 ‘기지개’, 원희룡 ‘목소리 내기’ 주목12일 새누리당의 참패로 막을 내린 4·13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다. 당의 총선 패배와 낙선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여권의 잠재적 차기 대권주자(잠룡)들은 대부분 은인자중하거나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송별 점심식사 장소로 향하는 김무성 전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20일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사무처 국실장들과의 송별 점심식사를 하러 걸어가던 중 취재진들의 질문을 거부하고 있다. 2016. 04. 2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그동안 가장 강력한 여권 대권주자로 거론돼온 김무성 전 대표는 총선 패배 이후 참패의 책임을 지고 곧바로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힌 뒤 사실상 칩거상태에 들어갔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 이후 조문을 제외하고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원불교 행사에서도 “죄인이 어디에 나타나겠느냐”며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삼갔고, 이후 새누리당 당선인 총회에도 불참했다.
다만 지난 9일에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만찬을 함께했고 최근에는 강릉을 찾아 권성동 의원을 만나기도 하는 등 당 안팎 인사들을 만나며 숨을 고르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낙선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 달간 지역구에서 낙선인사에만 열중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의 측근은 “낙선 인사를 하고 선거 사무소 등을 정리하는 데 거의 한달 정도 걸렸다”며 “지난 연휴까지는 그것만 했고, 이제 뭘 좀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는 말씀만 계셨다”고 말했다.
다만 오 전 시장은 아직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측근은 “선거 끝나고 ‘세 달 정도 열심히 정리하자’는 말씀도 하셨기 때문에 아직은 반성하는 시간”이라며 “‘패자는 말이 없다’가 지금 저희의 기조”라고 전했다.
텃밭인 대구에서 패배의 고배를 마신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대구에서 그간 선거를 도와줬던 사람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개인적 약속만 소화하고 있다.
김 전 지사 측근은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당분간 쉬면서 생각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이사나 당협위원장을 계속 맡는 문제 등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할 시점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2일 지역 기자간담회에서도 대권 행보에 대해서는 “그런말을 할 계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승민 의원은 최근 복당신청서를 냈지만 복잡한 당내 사정으로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아 중앙무대에서는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
지난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자리에 앉아 ‘송곳’ 질문을 쏟아냈지만 이외에는 주로 지역구에 머물며 당선인사를 다니고 있다.
유 의원 측근은 “서울과 대구를 왔다갔다 하기는 하지만 특별한 것 없이 주로 개인적 만남만 가진다”며 “조용히 20대 의정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이번 총선에서 비켜 서 있던 남경필 경기지사는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여권 차기 주자들이 총선 패배로 타격을 입으면서 일각에서는 남 지사의 조기 등판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남 지사는 지난달 윤여준 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경기도 지무크(G-MOOC) 추진단장으로 영입하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잠행 중인 김 전 대표와의 만남으로 또다시 주목받았다.
김 전 대표를 위로하는 차원의 만남이라고는 하지만 여권의 차기 주자로 꼽히는 두 사람의 만남인 만큼 전당대회나 대선 행보에 대한 탐색전이 오가지 않았을까 하는 관측이 오간다.
‘남경필표 경기도 연정(聯政)’을 하고 있는 남 지사는 최근 독일을 방문, 연정 발전방향을 모색했고, 지난 9일 전남도와의 상생협약으로 지사 취임 이후 3번째 ‘광역 연정을 이어 가며 활동 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남 지사는 다만 조기등판론이 불거지는 데 대해서는 난감해하며 공식적으로는 도정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아직은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태도다.
원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국정현안에 대한 조언과 총선 결과에 대한 쓴소리를 하면서 차기 행보를 고려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원 전 지사측 관계자는 “현안에 대한 생각은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아직은 도정에 전념할때지 활동의 외연을 넓힐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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