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두 사건 병합 심리키로…옥시 제품 위탁제조 등 혐의 다퉈
180여명의 가습기 살균제 사상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두 전직 대표가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연합뉴스
굳은 표정으로 나오는 존리 전 옥시 대표
존 리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오는 24일 오전 리 전 대표의 공판준비기일 절차를 마무리하고 곧바로 신 전 대표 사건에 병합할 예정이다. 당일 재판에선 옥시 전 선임연구원인 최모(구속기소)씨의 증인신문이 이뤄진다.
리 전 대표 측은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 기록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신 전 대표에 이어 옥시 최고경영자를 지낸 리 전 대표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주성분으로 하는 살균제 제품을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제조·판매해 73명을 사망에, 108명을 폐 손상 등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제품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제품 용기에 ‘아이에게도 안심’ 등의 문구를 넣어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옥시가 이런 문구를 내세워 제품을 판매한 것이 일반적인 광고 범위를 넘어선 기망 행위로 보고 리 전 대표에게 32억여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옥시 관계자들과 함께 기소된 살균제 위탁 제조업체 대표 정모(72)씨와 PHMG 원료 중간도매상인 이모(54)씨는 사실관계는 대부분 인정했지만 혐의 적용은 다투겠다고 밝혔다.
정씨 변호인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체 입장에서 원료물질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옥시 측) 레시피대로 제조해 납품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씨 변호인도 “단순 원료 공급상으로서 제품 개발 과정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면서 이씨가 관리자로서 주의 의무를 져야 하는지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