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집무실 공개…한국어로 인터뷰

신격호 회장 집무실 공개…한국어로 인터뷰

입력 2015-10-16 20:26
수정 2015-10-1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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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러운’ 공간이었던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 문이 16일 열렸다.

연합뉴스 기자를 포함한 취재진에 신 총괄회장 방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만난 신 총괄회장은 고령에 비해선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보라색 피케 티셔츠에 회색 조끼를 입고 소파에 앉아 하반신에는 담요를 덮고 있었으며 다소 마른 인상을 줬다.

기자의 질문을 전부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귀가 어두웠고 질문에 대답하는 목소리도 매우 작았다.

기자가 귀를 가까이 가져다 대야만 겨우 들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옆에 배석했던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기자의 질문을 큰 목소리로 얘기해주면 대답했으며 이따금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한국어로 대화했으며 신 회장의 말투에는 고향인 경상도 억양이 묻어나왔다.

건강상태를 묻자 “좋다”고 얘기하며 미소 짓기도 했다.

또 “롯데그룹은 지금까지 문제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나는 아직 10~20년 (더) 일을 할 생각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은 인터뷰 내내 앉아있는 신격호 총괄회장 뒤에 계속 서 있었으며 신 전 부회장과 민 전 회장 외에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인 조은주씨가 배석했다.

집무실에는 소파가 놓인 공간 뒤로 테이블이 있었고 커다란 텔레비전이 틀어져 있었다.

한쪽에는 가족들의 사진 여러 장이 액자에 각각 담겨 진열돼 있었다. 특히 신격호 회장이 젊은 시절 아직 어린 두 아들을 안고 찍은 흑백사진이 눈에 띄었다.

집무실 구석에 놓여 있던 상자에는 롯데의 껌과 과자 등이 가득 들어 있어 롯데 창업주의 집무실이라는 점을 실감케 했다.

집무실을 나가던 기자가 집무실 천장에 수건으로 감싸진 CCTV를 발견하자 신동주 전 부회장은 기자에게 “Hidden Camera(숨겨진 카메라)”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바로 옆에는 침실이 있었다.

베이지색 시트로 덮인 정돈된 침대 위에는 티셔츠와 내복 등이 잘 개켜져 놓여 있었다.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호텔 롯데 34층 복도는 비교적 어두운 갈색 톤으로 돼 있었으며 문을 열면 회의실이나 객실 등이 있는 구조였다.

신격호 회장 집무실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작은 승강이도 벌어졌다.

이날 오후 4시께 신동주 측 관계자들은 신격호 회장 집무실의 경비 인력 교체를 요구했다. 신동빈 회장 측 인력을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사람들로 바꿔달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충돌을 막기 위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34층 집무실 출입을 막지 않았다.

그러나 신격호 회장 등이 있던 집무실 문 만은 열지 않았고 앞서 집무실에 들어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과 일본어로 계속 대화를 나눴다.

‘문을 열어달라’고 기자들이 요청하자 안에서 “조용히 해 달라. 회장님 화나셨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으며, 그런 상황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일부 기자의 신격호 회장 인터뷰를 허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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