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카다피 42년독재 끝났다

리비아 카다피 42년독재 끝났다

입력 2011-08-23 00:00
수정 2011-08-2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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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수도 트리폴리 장악, 장남 투항·두 아들 생포, 관저주변서 최후의 교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사실상 붕괴됐다. 지난 2월 리비아 사태가 촉발된 지 6개월 남짓 만이다. 카다피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전멸 위기에 몰린 카다피군은 22일(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의 카다피 관저와 녹색광장을 중심으로 최후 항전에 나서 산발적인 총격전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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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정부군은 21일 ‘인어의 새벽’이라는 작전명 아래 카다피 국가원수의 최후 거점인 트리폴리를 대부분 장악하고, 카다피의 두 아들을 생포하면서 카다피 42년 체제의 종식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군 측 런던 주재 마흐무드 나쿠아 부대사는 22일 “트리폴리에서 교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반군이 수도의 95%를 장악하는 등 통제력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반군들이 카다피의 관저가 있는 밥 알아지지야 요새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서 카다피 측 저격수들과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관저 안에는 카다피의 4남 알 무타심이 버티고 있다고 아랍권 위성TV인 알아라비야가 보도했다.

반군은 21일 정부군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고 트리폴리에 입성했으며, 카다피의 경호와 수도 방위를 책임진 최정예부대 32여단의 기지를 점령했다. 반군은 이날 밤 트리폴리 도심의 ‘녹색광장’까지 완전 장악했다. 반군과 시민들은 “더 이상 녹색광장이 아니라 순교자의 광장이다.”, “승리의 순간이 왔다.”며 환호했다. 이로써 밥 알아지지야 등 일부 지역을 뺀 트리폴리 전역이 반군 통제에 들어갔다. 그러나 22일 오후 카다피 친위부대가 필사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반군이 녹색 광장 밖으로 밀려났다. 또 카다피의 아들 중 한명이 이끄는 부대가 트리폴리 중심부에서 반군과 격렬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알아라비야가 보도했다.

반군의 트리폴리 입성 과정에서 카다피의 후계자 1순위였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과 3남 알사디가 생포됐다. 장남 모하메드 알카다피는 반군에 투항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반군은 민간인 불법 공격 지시 등 반인도 범죄 혐의로 카다피와 함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된 사이프 알이슬람이 리비아 내에서 재판받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카다피의 최측근인 한 친척이 체포되고 총리는 튀니지에 머무는 등 내부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카다피는 정확한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국외 망명 가능성과 함께 시르테나 남부 사막 기지 등에 은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서방 각국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카다피 체제의 전복을 기정사실화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트리폴리가 독재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카다피의 권력이양을 촉구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1-08-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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