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안오는 아내…이유 알게 된 남편 ‘경악’

화장실에서 안오는 아내…이유 알게 된 남편 ‘경악’

입력 2014-06-02 00:00
수정 2014-06-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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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6>성별과 정책: 기다리다 미치는 女화장실

박지민씨는 얼마 전 아내와 함께 동대문의 한 패션 상가에 갔다. 아내가 쇼핑을 하다 말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기에 기다렸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서 전화를 거니 아직도 줄 서서 기다린다고 했다. 아내가 돌아올 때까지 30여분 동안 박씨는 답답한 심정으로 기다려야만 했다. 한편으로는 여성들이 화장실 문제로 평소 얼마나 고충을 겪는지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다. 남성인 자신은 화장실에서 기다리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편은 성별 특성을 무시한 채 남녀용 화장실을 같은 면적으로 조성하도록 한 데서 비롯됐다. 1999년 국립환경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화장실 이용시간이 여성은 3분, 남성은 1분 24초로 여성이 2배 정도 길다. 이용 횟수도 1일 평균 여성은 7.7회, 남성은 5.5회로 여성이 1.4배 많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 앞에 여성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여성들에겐 남성들보다 3배 많은 화장실이 필요하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 앞에 여성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여성들에겐 남성들보다 3배 많은 화장실이 필요하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종합하면 이용자의 성비가 비슷할 때 여성용 화장실이 남성용의 3배 정도는 돼야 붐비는 정도가 비슷한 셈이다. 어린아이가 엄마를 따라 화장실에 오는 경우는 제외하고도 그렇다. 여성들은 좌변기를 사용하며 좌변기는 남성용 소변기보다 소요 면적이 넓다. 사정이 이런데도 면적이 똑같으니 좌변기 수는 같고 남성 화장실에 소변기가 덤으로 있는 형국이어서 여성용 앞에 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공중화장실 설치에 관한 규정들을 모아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이 2004년 제정됐다. 대규모 점포 등의 공중화장실은 여성용의 대변기 수가 남성용의 대·소변기 수를 합한 것보다 많도록 기준을 정했다. 그러나 실효성이 문제가 돼 수용인원 1000명 이상 공연장과 일일 편도 교통량 5만대 이상 고속도로 휴게소 등은 여성용 대변기 수가 남성용 대·소변기를 합한 수의 1.5배 이상이 되도록 나중에 법이 개정됐다. 그러나 이 조항이 법 시행일 이후 신설되는 화장실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그 전에 건축된 동대문 상가 등 대다수 10년 이상 된 건물의 여성 화장실은 여전히 붐비는 것이다.도로공사는 경부 안성휴게소 등 연휴 때 여자 화장실이 붐비는 고속도로 휴계소 13곳에 여자 화장실 130칸을 올해 추석 전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 정책이나 사업을 수립·시행할 때 성별 특성과 사회적·경제적 격차 등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지 않으면 한쪽 성에 불리한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성별에 관계없이 골고루 정책과 사업의 혜택을 받도록 양성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성별영향분석평가다. 2002년 여성발전기본법이 개정됨에 따라 성별영향평가가 시행됐다. 그러다가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제정돼 2012년 3월부터 시행됨으로써 명칭과 개념이 바뀌었다. 대상이 정책에서 법령·계획(3년 이상 주기)·사업으로 확대됐다. 시행 첫해인 2005년 53개 기관 85개 과제에서 2011년 293개 기관 2954개 과제로 늘어났다가 성별영향분석평가법 시행 첫해에는 302개 기관 1만 4792개 과제로 급증했다. 여성가족부가 중앙행정기관의 법령 1099개 등 1270개 과제를 검토해 104개(8.2%) 과제에 개선 의견을 통보, 91%가 수용됐다. 기초자치단체 1만 1358개 등 지방자치단체의 과제 1만 3522개 검토과제 중 3215개(23.8%)가 개선과제로 통보돼 68.1%가 수용됐다.

중앙행정기관은 여가부에, 지자체는 해당 기관의 분석평가책임관에게 분석평가서를 작성, 제출한 뒤 개선 의견에 대해 반영 결과를 제출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업무를 여가부에서는 성별영향평가과가 담당하지만 지자체에서는 1명이 담당하기 때문에 모든 성 차별적 요인을 심도 있게 검토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여가부는 관심 또는 취약 분야를 대상으로 심층 분석하는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도 매년 한다. 올해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정책, 청년맞춤형 일자리 정책, 장애인정책, 공공기관 신축 및 리모델링, 정부 연구개발 지원사업 등 8개 과제를 선정, 전문기관에 외부 용역을 줬다. 이에 앞서 우리 사회의 성 평등 실현에 도움이 되는 정책 제안을 올 초 국민을 상대로 공모한 결과 많은 제안이 들어와 그중 아이 돌보미 서비스 이용 비용에 대해 소득 공제 혜택을 주자는 제안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객차에 높은 손잡이와 낮은 손잡이가 번갈아 설치돼 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객차에 높은 손잡이와 낮은 손잡이가 번갈아 설치돼 있다.


지하철 손잡이 불편도 이 제도 덕택에 해소됐다. 과거 지하철 손잡이는 높이 달려 있어서 키 작은 여성들이 장시간 잡고 있기에 불편했다.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을 고려해 167㎝ 높이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2007년 서울시는 남녀 신체 차이를 감안해 지하철 손잡이 설치 기준을 개정, 1~4호선은 신형 전동차의 노약자석 앞 모든 손잡이 높이를 낮추고, 5~8호선은 일부 손잡이를 157㎝로 조정했으며, 9호선은 170㎝와 160㎝ 높이에 번갈아 설치하도록 개선했다.

소방방재청의 전담의용소방대원 관련 규정이 남성은 소방, 여성은 홍보활동으로 정한 업무분장 구별을 없애고, 여성의 하의를 치마로 제한하던 것을 ‘치마 또는 바지’로 수정하도록 했다. 혜택이 여성으로 한정된 것은 아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보상 수급자격이 근로자의 아내는 연령과 관계없이 지급하는 반면 남편은 60세 이상 돼야 받도록 하던 연령 제한을 폐지하도록 했다.

성별영향분석평가와 같은 목적으로 성인지(性認知) 예산 제도가 있다.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국가와 지자체의 재정운용에 반영함으로써 예산의 혜택이 성별로 고르게 돌아가게 하자는 취지다. 기획재정부가 여가부와 성인지 예산서 작성 기준을 협의해 각 부처에 지침을 시달하고 성별 수혜분석을 포함한 예산요구안을 제출받는 절차를 거친다.

유정희 서울시의원, 서울서남부 관악농협 하나로마트서 여름철 농축산물 할인지원 현장점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정희 의원(더불어민주당, 관악4)이 지난 30일 서울서남부 관악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등과 함께 여름철 농축산물 할인지원 현장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서남부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감사, 당근, 수박, 복숭아 등 13개 품목을 대상으로 농축산물 할인지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농축산물 실시간 타임세일, 주말세일 등 자체적으로 할인행사를 실시 중으로, 소비자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방문은 농식품부가 여름 휴가철 소비자 장바구나 물가 경감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이 하나로마트 등을 비롯해 계획되고 진행되고 있는지 추진 상황 및 진행과정을 점검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점검에 참석한 유정희 서울시의원과, 송미령 농식품부장관 및 박준식 서울서남부농협 조합장은 농축산물 수급상관 및 할인지원 현장을 점검하고, 지역 소비자 물가 안정화 방안 논의를 이어갔으며, 하나로마트 고객들의 현장 여론 또한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 의원은 지역 소비자 물가 안정화에 대한 설명 이후,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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