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 책임 野에 돌리며 ‘2野 공동 전선’ 깨기 부심정진석 “협상, 질질 끌고 싶은 생각 전혀 없어”

제20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새누리당은 5일 협상 재개는 전적으로 야당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대야압박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지난달 31일 모여 국회의장 선출시한인 오는 7일 국회의장 자유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한 것을 ‘야합’으로 규정, 두 야당의 진정성 있는 사과 없이는 협상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원 구성 법정시한까지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집권여당으로서 직면할 여론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협상이 겉돌도록 계속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두 야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면서도 협상이 장기화하는 걸 막기 위해 골몰하는 모습이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개 사과가 아니더라도 두 야당이 야합 없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 표명이 있다면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두 야당의 ‘국회의장 자유투표’ 발언이 알려진 직후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강력 반발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던 때보다 반발의 톤을 낮춘 것으로, 협상 재개를 모색하려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이어 그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국회에서 대기하며 두 야당의 입장변화를 기다릴 것”이라며 법정시한까지 원 구성이 마무리될지는 “전적으로 야당의 태도에 달렸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원 구성 협상을 질질 끌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국회의장이 되고 상임위원장이 되는 것에 민심은 전혀 관심이 없다”며 “민심은 그저 국회가 빨리 개원해 민생 돌보는 일에 착수하라는 것뿐이고, 그 민심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내지도부의 이런 발언은 협상 지연의 책임이 두 야당에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협상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여론전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은 무엇보다도 협상테이블에서 야당이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두 야당이 협공으로 새누리당을 압박할 경우 ‘1대2의 대결구도’가 돼 협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물론, 야당의 협상프레임에 말려들 수밖에 없다는 게 새누리당의 판단이다.

이런 면에서 새누리당은 ‘국회의장 자유투표 발언’에 대한 야당의 사과 표명이 두 야당의 공동전선에 균열을 내고, 재발방지를 보장받을 수 있는 첫 걸음으로 보고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새누리당은 두 야당의 공동전선이 강화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야당의 요구가 많아져 협상이 더 꼬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 원내지도부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앞서 야당 3당이 합의한 5개 항목 관련 내용을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분명히 원 구성 협상 때 들고나올 것”이라 내다봤다.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이 지난달 31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과 가습기 살균제 특위구성 등 5대 주요 현안에 대해 공조하기로 합의한 것을 조만간 여야 협상테이블에 올릴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는 “상수를 단순화하고 변수를 줄여가면서 원 구성 협상부터 빨리 마무리 짓고, 이외의 문제는 그 후에 논의해야 하는데 야권이 협상의 판을 자꾸 돌리려 한다”고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