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찰 부당행위에 ‘양아치’ 욕설, 모욕 아니다”

법원 “경찰 부당행위에 ‘양아치’ 욕설, 모욕 아니다”

입력 2010-09-26 00:00
수정 2010-09-2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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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의 부당한 공무집행에 저항하는 차원에서 특정직업을 비하하는 욕설을 했다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현행범으로 체포되고서 수갑을 채우라는 경찰관에게 ‘양아치(거지나 넝마주이를 거칠고 가볍게 지칭하는 말)’라고 말해 기소된 김모(62)씨의 공소사실 중 모욕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손모 경위에게 ‘자네 양아치 아닌가’라고 말한 것은 수갑을 채우라는 명령에 항의의 뜻을 표시한 것이며, 사건 경위를 살펴볼 때 부당한 공무집행에 대한 소극적 저항으로 사회통념상 정도를 넘어섰다고 보기 어려워 형법 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경위는 난동이나 자해 우려 때문이 아니라 김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상태라서 수갑을 채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는 도주방지나 신체ㆍ생명의 방어, 공무집행에 대한 저항 억제 등 최소한의 범위에서 수갑을 쓰게 한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의 공소사실 중 선거일 180일 이내에 특정정당의 명칭이 표기된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위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올해 5월 불법 현수막을 설치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되자 서울 혜화경찰서 사무실에서 “이 양아치 ○○야”라고 욕설을 하는 등 경찰관을 모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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