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상처는 아토피 때문” 주장…경찰 “본인이 긁기힘든 각도”
‘만삭 의사 부인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숨진 박모(29)씨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받는 남편 백모(31)씨의 진술을 뒤집을 수 있는 단서를 추가로 또 찾아냈다고 14일 밝혔다. 백씨와 그의 변호인은 백씨의 양쪽 팔꿈치 아래에 난 상처가 “아토피를 앓아 스스로 긁어 생긴 상처”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백씨의 상처부위를 찍은 사진 등을 확인한 경찰은 “(상처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났다.”며 “본인이 긁기 힘든 각도로 생긴 상처”라고 주장했다. 또 백씨가 지난 2년동안 아토피와 관련, 진료를 받은 기록도 전혀 없었다.
백씨 변호인 측이 주장하는 ‘미끄러짐에 의한 돌연사’도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경찰이 시신의 목 부위에서 엄지손가락으로 눌린 자국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이달 1일 국과수에서 ‘목 눌림에 의한 질식사’라는 부검결과를 냈음에도, 백씨측은 “시신의 목에 사람의 손 등으로 졸린 흔적이 없어, 박씨가 미끄러져 욕조에 쓰러져 목이 접혀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 왔다.
경찰은 ‘외부침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경찰이 부부가 살던 오피스텔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대해 조사한 결과, 외부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낸 현장검증과정에서 발견된 증거들에 대한 답변이 도착하는 대로, 이르면 16일 백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1-02-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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