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마련 문제 등 쉽지 않아 방치 상태 오래갈 듯
800억원 넘게 들인 월미은하레일이 현 상태로는 불안해 가동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향후 활용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인천교통공사는 22일 인천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지난 1년간 수행한 안전성 검증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 결과 차량, 궤도, 토목, 신호·통신, 전력 등 모든 분야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돼 은하레일의 총체적 부실이 입증됐다.
보완 작업 없이 이 상태로 운행했다가는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게 결론이다.
이중호 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모든 분야에 걸쳐 상당 부분 개선할 점이 발견됐다”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와 기분이 참담하고 시민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교통공사는 보수·보강 작업을 해 원래 용도인 모노레일로 쓸지, 완전 개조해 다른 용도로 쓸지 정할 계획이다.
원래 용도를 살리기 위한 보수·보강 작업에는 157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 비용을 들여 개선한 뒤엔 시운전 등 안전성 검증을 또다시 해야 한다.
부실시공의 원인자인 시공사 한신공영이 보수·보강 작업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시설물 설치 공법에 특허권을 가진 업체인 데다 이후 안전성 검증에서 부실이 또다시 불거질 경우 책임 주체를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대안으로는 시설물을 개조해 레일 바이크, 산책로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최대 400억원의 사업비가 추가로 들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공사는 이 사업에 인천시 재정을 투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하고서 수백억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고심하고 있다.
손해배상 청구소송 결과를 기다리거나 민간 사업자를 참여시키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공사가 시공사와 감리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이 각각 서울중앙지법과 인천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손해배상 청구금액이 272억원이라 승소한다면 이 금액으로 사업비를 웬만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판 진행이 더뎌 이른 시일 내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사업자 참여를 추진한다고 해도 수십년간 매년 수십억대 적자가 예상되는 이 사업에 뛰어들지 미지수이다.
교통공사는 월미도 주변 시민 여론과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활용안을 정하겠다고 했지만 단기간에 방침이 정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하레일은 인천역에서 출발해 월미도를 순환한 뒤 다시 인천역으로 돌아가는 6.1km 길이의 모노레일로 설계됐다. 애초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맞춰 2009년 7월 개통 예정이었지만 시공사 비리, 시험 운전 중 고장 등으로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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