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석촌동 지하 텅텅 비었나”…서울시 “계측 결과 문제없다”
서울 석촌지하차도에서 동공(洞空. 빈 공간)이 5개나 더 발견되면서 해당 차도는 물론 주변 지역의 안전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석촌지하차도 아래 발견된 빈 공간
18일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동공(洞空. 빈 공간)이 5개 추가로 발견돼 현장 관계자가 설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2곳의 동공을 조사하던 중 차도 종점부 램프구간에서 폭 5.5m, 깊이 3.4m, 연장 5.5m 동공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지역에서 확인된 동공의 수는 모두 7개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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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동공 추가 발견 소식에 물리적인 지반 안정화뿐만 아니라 주민의 불안감 해소에도 서울시 등 관계 당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석촌지하차도 주변에 특별계측 기동반을 보냈는데 현재까지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주민을 달래고 있다.
시는 지난 16일 연장 길이가 80m에 달하는 ‘거대 동공’을 발견한 이후 지반 안정성을 점검하기 위해 주변 건물의 떨림과 균열, 침하, 기울기를 계속 측정하고 있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18일 언론 브리핑에서 “계측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면 공학적으로 안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학을 믿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동공들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해 시행된 실드(Shield) 터널 공사로 발생했고,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석촌지하차도 주변 건물 지하로까지 동공이 확산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서울시의 주장이다.
시는 또 지하차도와 터널, 그리고 동공의 생긴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지하차도 밖 인도 방향으로 동공이 확장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과 전문가들은 현장 주변 상가·주택가가 위험하지 않다고 현 단계에서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석촌지하차도와 같은 충적층(모래와 자갈로 구성된 연약지반)에서 실드 공법을 적용한 공사 구간이 800m에 이른다”며 “지금 발견된 것보다 더 많은 동공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지하철 공사의 영향이 가장 커 보이지만 석촌지하차도가 만들어진 1990년도 당시 지하수에 영향을 줄 만한 사고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주변 지역에 대한 안전성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호선 지하철 공사 과정에서 충적층에 실드 공법을 적용한 구간은 7개의 동공이 발견된 919공구 이외에도 2곳이 더 있다.
920공구는 919공구와 이어지는 구간으로 백제고분 밑에 있고, 921공구는 올림픽공원 아래에 있다.
서울시는 920공구에서 2곳, 921공구에서 6곳을 시추해 점검한 결과 아직 동공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반 상태를 더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시추 검사 범위와 횟수를 훨씬 더 늘려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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