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전 사장 “최순실, 그랑프리급 말 있으면 좋겠다 해”

박상진 전 사장 “최순실, 그랑프리급 말 있으면 좋겠다 해”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27 15:57
수정 2017-12-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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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피고인 신문 진술…특검 “말은 최씨 것” vs 박상진 “삼성 소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 중인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27일 2015년 12월 말 최씨가 그랑프리급 말을 사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최씨가 말 구매를 부탁하고 삼성이 사려 한 점을 보면 최씨가 말 소유권자라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 전 사장은 실제 삼성이 사들인 말은 최씨가 요구했던 게 아니라는 점 등 다른 정황을 들어 소유권은 삼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뇌물 성격을 놓고 양측이 끝까지 다툰 셈이다.

박 전 사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 도중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사장은 2015년 12월 30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와 함께 인천의 한 호텔에서 최씨를 만났다. 당시 상황에 대해 박 전 사장은 “최씨가 그랑프리급 말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며 “그 자리에선 답변을 안 하고 돌아가서 장충기 사장과 최지성 실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씨 측이 “정유라와 코치진이 타보고 좋다고 한다”면서 ‘카푸치노’라는 이름의 170만 유로짜리 말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최씨측 요청으로 삼성이 그랑프리급 말을 사려 한 정황으로 보아 삼성이 지원한 말의 소유권이 삼성이 아닌 최씨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박 전 사장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이 사실에 대한 해석에서는 특검팀과 정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박 전 사장은 “말 소유권은 삼성전자에 있다”고 강조했다.

‘카푸치노’에 대한 논의가 오갔지만, 당시 삼성이 실제 산 말은 ‘비타나’와 ‘라우싱’이었다.

박 전 사장은 “‘카푸치노’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다리 쪽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 말은 안 되겠다고 최씨에게 말했다”며 “최씨도 사고 싶어했지만 상황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최씨도 지난 20일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에 ‘카푸치노’ 구입을 허가해달라고 말한 사실은 없고, ‘카푸치노’라는 말이 있으니 보험회사와 조정을 해보라는 얘기까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푸치노’는 2015년 ‘살시도’를 살 때 시승해 봤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고 말이 어려서 보류해 놨던 것”이라며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소개하고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사장은 특검팀이 이날 “1심에서 ‘카푸치노’ 얘길 안 밝힌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특검팀에서 ‘비타나’나 ‘라우싱’만 물었지 ‘카푸치노’는 물어본 적이 없다”며 “사려다가 건강 문제로 무산된 것이어서 저희도 잊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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