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소년소녀가장 참사랑

18년째… 소년소녀가장 참사랑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17-12-28 22:48
수정 2017-12-3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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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얼굴 없는 천사’

전북 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첫 성금을 기부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금을 전달해 세밑 추위를 녹여 주고 있다. 올해로 벌써 18년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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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28일 오전 11시 26분쯤 전주시 덕진구 노송동 주민센터 옆 기부천사쉼터 공원에 성금을 놓고 가자 주민센터 직원들이 이를 세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28일 오전 11시 26분쯤 전주시 덕진구 노송동 주민센터 옆 기부천사쉼터 공원에 성금을 놓고 가자 주민센터 직원들이 이를 세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는 28일 오전 11시 26분쯤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은 이은영 주무관은 “한 남성이 동사무소 뒤로 가면 돼지 저금통이 놓여 있다”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나타나는 얼굴 없는 천사임을 직감한 직원들이 주민센터 뒤 천사쉼터로 달려갔다. 쉼터 나무 아래에는 A4 용지 박스 한 개와 빨간색 돼지 저금통 한 개가 있었다. 박스 안에는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 해 보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편지와 함께 현금 다발이 담겨 있었다. 5만원권 지폐 6000만원 등 모두 6027만 9210원이었다.

주민센터는 성금을 담은 상자가 지난해와 같은 모양의 A4 용지 박스이고 편지 내용 등으로 볼 때 그동안 다녀간 얼굴 없는 천사와 동일 인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 금액은 총 5억 5813만 8710원으로 불어났다. 전주시는 성금을 전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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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다녀간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다녀간 얼굴 없는 천사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28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노송동 주민센터 옆 기부천사쉼터 공원에 놓고 간 성금과 응원 쪽지. 2017.12.28
연합뉴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18년간 계속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그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본인이 노출을 꺼려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전주시는 노송동 주민센터 앞에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랑입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쓴 표지석을 세워 그의 선행을 기리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17-12-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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