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종 기피 심한 국내 외과의사,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일까

직종 기피 심한 국내 외과의사,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일까

입력 2015-02-09 10:15
수정 2015-02-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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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외과의사들이 직무상 겪는 평균 스트레스가 일반 근로자 및 전문직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전공의들의 외과 기피현상이 심해지면서 심각한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외과 의사가 과도한 근무 부담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객관적인 자료나 표준화된 연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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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외과 부윤정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외과 부윤정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외과 부윤정 교수팀(강상희·이지성 교수)은 일반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표준화된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측정 도구를 이용해 외과의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 만족도 및 이에 영향을 끼치는 인자들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척도 및 직무 및 개인적 특성을 포함한 설문지를 작성, 외과학회 전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외과의사의 평균 직무스트레스 지수는 한국인 일반 근로자 평균(45.86) 및 전문직 평균(46.03)보다 유의하게 높은 49.31로 나타났았다.

 젊은 연령, 여성, 긴 근무시간 및 잦은 야간당직이 직무스트레스를 높이는 주요 인자로 파악됐으며, 전공의의 경우 담당 환자 수가 많을 때 특히 직무스트레스가 강했다. 그러나 배우자가 있거나, 취미를 가진 경우, 그리고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경우 직무스트레스가 유의하게 낮았다.

 모든 변수를 통합하여 분석했을 때, 외과의사의 직무스트레스와 관련 있는 유의한 독립변수는 긴 근무시간 및 잦은 야간 당직, 운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근무시간이 길고, 야간 당직이 잦을수록 직무스트레스가 높았으며,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외과의사에 비해 직무 스트레스가 낮게 조사됐다.

 외국의 경우 의료인의 직무스트레스를 측정하는 도구로 ‘번아웃’(burnout: 소진) 여부를 채택하는데, 이번 연구에서 근무 중 번아웃을 경험한 경우는 전체의 31.7%로, 다른 직종이나 외국의 외과의사보다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 ‘전공을 다시 선택한다면 외과를 전문 과목으로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외과의는 50%에 못미쳤고, 82.5%의 응답자가 자신의 ‘자녀에게 외과 의사를 권유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JKMS’ 2월호에 게재됐다.

 부윤정 교수는 “이 연구는 전국의 외과의사에게 설문을 시행하여 객관적인 결과를 얻은 첫 번째 연구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외과의사의 직무환경 및 처우 개선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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